다시 볼 것/수첩

수도 필터 설치

루룰루 2020. 4. 25. 03:52

어머니 아버지 집에 살 때는 운이 좋았던 건지 신경을 안 썼던 건지 수돗물에 대해서는 신경을 전혀 쓰지 않고 살았었다.

그러다 우리가 사는 집이 생기고 피부가 예민한 친구가 생기고 또 운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우리가 살게 된 집이 연식이 좀 된 집이어서 샤워기에 필터를 설치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몇 년 간 우리는 수돗물에 필터를 설치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렷

여하튼 여러 번 필터를 교체해보면서 또 수전 교체하는 것도 몇 번 옆에서 보다보니 수도 배관이 생긴 것이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매번 필터를 교체할 때마다 어떤 종류를 사는 것이 좋은가 찾아보는 것이 귀찮아 수도 배관과 필터 교체 과정을 정리해놓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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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를 쓰는 곳 중 베란다나 다용도실 청소를 위해 사용하거나 변기와 같이 중수를 사용하는 곳을 빼고 필터를 달아야 하는 곳은 1) 샤워기, 2) 세면대, 3) 싱크대, 4) 세탁기이고, 실제로 필터를 만드는 많은 업체들에서 이런 종류로 필터를 출시하고 있다. 

먼저 기본 적인 수도 배관의 모습을 보면 다음 그림과 같다.

수전에서 녹물이 나온다 콸콰뢐ㄹ

급탕, 급수가 되는 부분의 수도꼭지 부분이나 수전의 형태가 다를 뿐, 위 네 가지 경우 모두 이와 같은 구조를 갖고 있다.

다만 샤워기의 경우 급탕/급수가 먼저 수전을 통과한 후 토수구 혹은 샤워기로 뿌려지기 때문에 온수, 냉수 배관이 따로 없다.

또 배관은 보통 암나사 부분에 고무 패킹을 대서 누수를 방지하지만 급탕/급수 배관에 직접 체결하는 부분에는 테프론테이프를 여러 번 감아서 누수를 방지할 수 있다. (샤워 수전 교체 시 20-30바퀴 정도 감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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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집에 녹물이 나오는 것 같다! 싶으면 필터를 구매해야 할텐데, 그 종류가 회사마다 엄청 많아서 머리가 복잡하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필터의 원리는 동일하고, 설치하는 공간과 체결 부위에 따라 편의를 위해 상품을 다르게 출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예를 들어 샤워기에 설치할 건데 세면대용 필터를 샀다고 으악 환불해야 하는 피곤한 생각은 안 하는 것이 좋다.

필터 교체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급탕/급수 밸브를 잠그고 수전을 개방해 물이 나오지 않는 것을 확인한다. (그림에서 ★)

 

아무 것도 먹지 않으면 응가가 안 나오는 것과 같은 이치다.

 

2. 배관의 한 부분을 풀어 필터를 설치한다.

 

급탕도 급수처럼 하면 된다 아니면 말고 히히

그림에서는 수전에 연결된 수나사를 풀어 필터에 연결하고, 필터의 수나사 부분을 수전에 연결하는 예를 들었지만, 반대로 해도 크게 상관이 없다.

하지만 필터의 수나사 부분을 수전에 직접 연결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나중에 필터를 교체해야 할 때 필터를 돌리는 것이 생각보다 빡세기 때문이다.

정 없으면 수도 배관 연장이라고 검색하면 비싸지 않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웬만한 브랜드 필터에서는 용도에 맞게 배관을 제공하고 있으니 이 부분은 크게 문제될 일은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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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나사를 필터에 연결하는 부위가 수나사인 경우가 제품에 따라 있을 수 있는데 (그림에서 ※), 이 경우에도 보통 용도에 맞게 구매하면 체결을 위한 적절한 나사가 동봉되어 있다. (아래 설치 사진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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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점선 말풍선은 필터의 개략적인 원리이다.

필터는 속이 비어 있는 원기둥, 두꺼운 휴지심처럼 생겼는데, 물이 급수 배관으로부터 하우징 안으로 들어와 꽉 차면 물이 필터 안으로 들어가면서 불순물이 걸러지고, 깨끗한 물이 하우징의 다른쪽으로 나가는 구조이다.

집마다 사정이 다르겠지만 어쨌든 필터를 오랫동안 안 갈아 필터의 색이 오른쪽처럼 변하게 되면 필터 안으로 들어가는 유량이 감소하고, 따라서 하우징 내부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

심각할 경우 하우징이 압력을 못 버텨 터져 끔찍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으니 제때제때 필터 체크해서 교환하는 것이 좋다. 

하우징은 안 바꾸고 필터만 바꿔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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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터는 불순물을 거를 수 있는 정도와 가격을 고려해서 정하면 되는데, 싼 놈으로 자주 갈 것이냐 좋은 놈을 오래 쓸 것이냐는 개인의 선택이다.


주방의 경우 많은 업체가 수전에 연장해서 설치하는 작은 필터나 필터가 내장된 수전을 따로 판매하기 때문에 위 예시에 잘 안맞을 수 있는데, 우리집의 경우 수전을 애초에 교체했기 때문에 주방 수전용 필터를 설치할 수 없었다.

따라서 하부장을 열어 급탕-수전 사이에 세면대용 필터를 구매해서 설치했다.

 

아이고 복잡해 급수 수나사 부분 아래에 T밸브는 정수기 (빨간 배관)용이다.

사진에서 급탕/급수 수나사와 암나사가 원래 연결되어 있었고, 그것을 분리해 사이에 필터를 설치한 모습이다.

역시 어디에 설치할 것이니 뭘 사야겠다 하는 고민은 적당히 하고 설치할 부분이 어떻게 생겼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싱크볼이 너무 아래까지 크게 나와있어서 설치하는 과정이 좀 피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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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탕/급수-필터 연결 배관의 필터 측 끝을 보면 하얀 플라스틱 체결 부품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세탁기에 필터를 연결할 때도 볼 수 있는데, 필터에는 암나사를 설치할 수 없으므로 수나사-필터를 연결하기 위한 부품이라고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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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물도깨비를 몇 년째 쓰다가 수전 교체 기사님께서 듀벨이 원래 오리지널이라고 말씀해주셔서 바꿔봤는데 아직은 솔직히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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